“결혼이라는 깊은 신비 앞에 서서, 복음으로 다시 바라보다”
요즘처럼 ‘결혼’이라는 말이 가볍게 여겨지는 시대가 있을까요?
“결혼은 선택일 뿐이야”,
“사랑이 식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어야 해”,
“나를 위해 사는 게 우선이지”
— 이런 말들이 당연하게 들리는 시대에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깊게 물어야 하는 질문이 생깁니다.
“결혼이란, 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하나님이 디자인하신 결혼은 정말 다를까?”
저는 그 질문 앞에 머뭇거리다가
팀 켈러의 『결혼을 말하다』를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예전에 한 번 읽었던 책이지만,
이번엔 전보다 훨씬 조심스럽고 집중해서 읽게 되더라고요.
그만큼 제 안에 이 질문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것 같아요.
팀 켈러는 이 책에서 결혼을 말할 때,
먼저 문화가 결혼을 어떻게 오해하고 왜곡해왔는지부터 짚어줍니다.
우리는 종종 결혼을 감정적 만족, 나의 행복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죠.
좋을 땐 다 좋지만, 충돌이 생기면 “사랑이 식었네”라고 말하고,
서로의 부족함을 볼 때마다 ‘실패’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켈러는 아주 단단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해요.
“결혼은 당신을 행복하게 하기 전에, 거룩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문장이 처음엔 조금 낯설게 들릴 수 있어요.
거룩? 결혼이?
우리가 사랑하고, 데이트하고, 결혼해서 함께 사는 그 모든 일이
어떻게 '거룩'과 연결될 수 있을까?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점점 알게 돼요.
결혼은 단순히 사랑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복음을 살아내는 일이라는 걸요.
내가 용서받은 만큼 상대를 용서하고,
하나님께 받은 사랑으로 상대를 사랑하며,
서로의 약함을 끌어안으며 함께 하나님을 닮아가는 과정.
그게 결혼의 진짜 의미라는 걸 켈러는 여러 실제적인 이야기와 함께 풀어줍니다.
책의 중반부에서는
결혼생활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다뤄요.
서로 다른 성격,
기대와 오해의 충돌,
지나가는 감정,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중심성.
켈러는 “결혼의 가장 큰 적은 갈등이나 불일치가 아니라, 자기중심성”이라고 말해요.
이 말이 참 깊이 와닿았습니다.
사실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서도
얼마나 쉽게 ‘나’를 앞세우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상대가 사랑해주길 바라는지…
그 자기중심성이 두 사람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죠.
하지만 복음은 반대예요.
먼저 다가가고, 용서하고, 낮아지고,
끝까지 함께 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본받는 것—
그게 결혼 안에서 우리가 실천해야 할 사랑의 방식이라고 켈러는 말합니다.
책 후반으로 갈수록
켈러는 결혼이 단지 이 땅에서의 동행이 아니라
하늘나라를 향한 준비 과정이라는 걸 강조합니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통해
서로를 더 예수님께 가까이 이끄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
결혼이 결국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언약을 비추는 그림자라는 것.
이 부분에서 저는 마음이 참 조용해졌어요.
결혼은 나를 위한 것도, 상대를 위한 것도 아니에요.
결혼은 함께 하나님을 향해 가는 길이고,
그 안에서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
‘사랑받았기에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거죠.
📘 저는 이 책을 예비부부에게 꼭 추천하고 싶어요.
단순히 "잘 살아보자"는 마음만으로 결혼에 들어서는 게 얼마나 위태로운 일인지,
그리고 그 위태로움을 어떻게 복음으로 붙들 수 있는지를
이 책은 아주 따뜻하게, 그러나 깊이 있게 알려줍니다.
또 이미 결혼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도 이 책은 반성의 거울이자 회복의 지도가 되어줄 거예요.
삶이 바빠서 서로를 돌보지 못했을 때,
다투고 상처 주며 지친 마음이 들었을 때,
다시 처음처럼 서로를 바라보며 **"하나님이 왜 우리를 함께 묶으셨을까?"**를
되묻게 하는 책이니까요.
『결혼을 말하다』는 신앙 안에서 결혼을 고민하고,
더 나은 동행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복음의 언어로 결혼을 다시 정의해주는 책입니다.
로맨스보다 깊은 언약의 의미,
행복보다 거룩을 향한 여정,
그리고 그 속에서 날마다 새로워지는 사랑의 가능성—
그 모든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부부가 함께 읽어도 좋고,
혼자 묵상하며 천천히 곱씹어도 참 좋은 책입니다.
결혼을 준비하는 이에게는 방향을,
결혼을 살아내는 이에게는 회복을 주는 책.
바로 『결혼을 말하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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